Page 234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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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인(牟人)관우(關友)무당(無黨)은 기록한다.





               희릉의 후서


               원오선사께서 설두스님의  송고백칙 을 평창해 주셨다.아주 미묘한
            것을 가려내고 깊고 그윽한 뜻을 드러내 주시며,여러 조사들의 솜씨를
            드러내어 후학들의 마음의 근원을 열어 주셨다.참으로 미묘한 지혜가
            맑게 뭉치고 신통한 솜씨가 가만히 움직였다 하겠다.수정 같은 태양이
            솟으니 현묘한 문빗장이 훤하고 둥그런 달이 뜨니 어두운 실내가 밝아진
            다.어찌 옅은 지식으로 이렇게 할 수 있으리오.
               뒷날 대혜선사가 학인들이 입실(入室)하여 하는 말들이 자못 괴이하

            다고 의심하였다.그래서 잠깐 검사를 해보니 삿된 칼이 저절로 꺾어지
            고,다시 한 번 족치니,항복하여 말하기를 “저는  벽암집 에 있는 말을
            외운 것이지 실은 제가 깨달은 게 아닙니다”라고 대답했다.후학들이 그
            근본을 밝히지 못하고 그저 말 잘할 것을 헤아리므로 불을 질러 이 폐단
            에서 구하려 했다.그러나 이 책을 만든 것이나 이 책을 불지른 것이나
            그 마음은 한가지이니 어찌 서로 다르겠는가?
               우중(嵎中)의 장명원(張明遠)이 사본의 뒷부분[後冊]을 우연히 만나게
            되어,설당(雪堂)의 간본(刊本)과 촉본(蜀本)을 구하여,잘못된 곳을 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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