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3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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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下 233


               후서













               무당의 후서


               설두스님의  송고백칙 은 총림에서 도를 배우는 이들에게는 중요한
            말씀이다.이 책은 경전이나 논서에서 비유를 취하기도 하였고,때로는
            유가의 문장과 역사까지도 인용하여,‘이 일’을 밝히셨다.그러나 이는
            안목을 갖추신 큰스님이 후학을 위하여 알맞게 설명하고 분석해 주시지
            않는다면 알 수 없다.
               원오 노스님께서 성도(成都)에 계실 때,나와 여러 스님들이 그  송고
            백칙 에 대하여 스님께 법문을 청한 바 있었다.그 후 원오스님은 협산

            (夾山)․도림(道林)에 계셨다.다시 학인들을 위하여 법문을 해주셨으니,
            스님께서는 모두 세 차례에 걸쳐서 종강(宗綱)을 제창하셨다.그때마다
            말씀은 똑같지 않았지만 종지는 한가지였다.
               문인들이 이를 기록하여 모은 지 20년이 지났다.원오스님께서는 전
            혀 참견하지 않으셨는데,이 기록이 사방으로 전해지면서 때로는 그릇되
            거나 뒤섞이기도 하였다.총림에서 이 말[言]을 가지고 평가하여 그 가르
            침[道]을 깊이 연구할 것이 없다고 하거나 멋대로 개작한다면 이 책은
            끝내 망가지게 될 것이다.도를 배우는 이들이여!그 전하는 바를 자세히

            살펴주기 바라는 바이다.


               선화(宣和)을사(乙巳,1125년)늦은 봄 상순(上旬)의 휴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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