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0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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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무위진인이 무슨 마른 똥막대기냐!”
설봉스님이 그 뒤 이 소식을 듣고 말하였다.
“임제스님은 참으로 날강도와 같구나.”
설두스님이 임제스님이 한 행동을 마조스님의 기봉과 비교해
보았더니,그는 임제스님보다도 더욱 심했으므로 그가 바로 날
강도이며,임제스님은 아직 날강도가 못 된다는 것이었다.
설두스님은 일시에 이(마조스님과 임제스님의 기봉)를 꿰뚫
어 버리고 이 스님을 노래하여 말하였다.“사구를 여의고 백비
를 끊음이여,천상 인간에 오직 나만이 아노라.”귀신 굴속에서
살림살이를 하지 마라.옛사람은 “물음은 대답에 있고,답변은
물음에 있다”고 하였으니,이는 모두 기특한 말이다.그대들은
어떻게 사구를 여의고 백비를 끊을 수 있을까?
설두스님은 말하였다.“이 일은 나만이 알 수 있는 것이다.”
설령 삼세의 모든 부처님이 알려고 해도 알지 못한다.이미 혼
자만이 알 수 있는 것이라면 그대들이 다시 와서 무엇을 구하
려 하는가?
대위 진여(大潙眞如)는 이를 들어 말하였다.“이 스님은 이처
럼 묻고,마조스님은 이처럼 답하였다.사구를 여의고 백비가
끊겼는데,지장스님과 회해 사형 모두가 몰랐었다.알고 싶은
가?‘망아지가 천하 사람을 짓밟는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는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