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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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아지[馬駒]가 천하 사람을 짓밟으니
                -총림 가운데 이 늙은이만이 이처럼 할 수 있다.이 늙은이를 풀어줬
                 다.

               임제는 날강도가 아니었구나.
                -문둥이가 짝을 이끌고 간다.설령 뛰어난 솜씨가 있다 해도 사람에게
                 붙잡힐 것이다.
               사구(四句)를 여의고 백비(百非)를 끊음이여.
                -무슨 말 하느냐.반드시 스스로 살펴보아라.아버지[阿爺]와 아비[阿
                 爹]는 같은 뜻이다.
               천상 인간에 오직 나만이 아노라.
                -‘나’라는 말을 할 필요도 없다.주장자를 빼앗아 버렸다.만일 사람이
                 없고 내가 없고 얻음도 없고 잃음도 없다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평창
                   “지장스님의 머리는 희고,회해스님의 머리는 검다”고 하였
                 는데,말해 보라,무슨 뜻인가를.천하의 납승들이 이를 뛰어넘
                 지 못하고 있다.살펴보면 설두스님의 송은 매우 훌륭함을 알

                 수 있다.“설령 이는 눈 밝은 납승들이라도 알 수 없다”고 하였
                 다.이 이치는 ‘신선비결(神仙秘訣)’로서,부자 사이에도 서로
                 전수하지 못한다.석가부처님이 일대시교(一代時敎)를 말씀하시
                 고,최후에 오직 심인(心印)을 전수하셨는데,이를 금강왕 보검
                 (金剛王寶劍),또는 정위(正位)라고 한다.그러나 이 같은 말도
                 벌써 어쩔 수 없는 사정에 옛사람이 그 칼끝을 다소 노출시켜
                 버린 것이다.이를 투철하게 체득한 자라면 종횡무진 관통하여

                 큰 자재를 얻겠지만,그렇지 못하고 여전히 깨치지 못한다면 말
                 하면 할수록 더욱 멀어지기만 한다.
                   “망아지[馬駒]가 천한 사람을 짓밟으니”라는 것은 서천(西天)
                 의 반야다라(般若多羅)존자가 달마에게 예언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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