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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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下 39


                     중국이 넓기는 하지만 따로 길 없나니,
                     아손의 다리를 빌려 가도록 하라.
                     금계(金鷄)가 한 알의 곡식을 머금고서
                     시방의 나한승에게 공양할 것이다.

                   또한 육조(六祖)스님은 회양스님에게 말하였다.
                   “이후 불법이 너에게 갈 것이며,그 뒤에 한 망아지[馬駒]가

                 나와 천하 사람을 짓밟을 것이다.”
                   그 후 강서(江西:馬祖)의 법제자[法嗣]들이 천하에 널리 퍼
                 졌는데,당시 그를 마조(馬祖)라 일컬었다.이는 달마대사와 육
                 조대사가 모두 일찍이 마조를 예언했던 바이며,그의 지략을 살
                 펴보면 과연 남달랐다.“지장스님의 머리는 희고 회해스님의 머
                 리는 검다”고 말했을 뿐이지만,여기에서 천하 사람을 짓밟은
                 것을 찾아볼 수 있다.이 한 구절의 검다,희다는 말은 모든 사

                 람들이 되씹어도 부수지 못한다.
                   “임제는 날강도가 아니었다”는 것은,임제스님이 하루는 대
                 중 법문을 하였다.
                   “붉은 고깃덩이(심장)에 한 무위진인(無位眞人)이 있어,항상
                 그대의 얼굴에서 출입한다.이를 아직 깨닫지 못한 자는 살펴보
                 고 살펴보라.”
                   때에 어떤 스님이 앞으로 나와 물었다.
                   “어떤 것이 무위진인입니까?”

                   임제스님이 선상(禪牀)에서 내려와 멱살을 잡고[搊]*말하였
                                                                 4)
                 다.
                   “말해 보라,말해 보라.”
                   스님이 아무 대답이 없자,임제스님이 밀어 제치면서 말하였

            *搊:初자와 尤자의 반절.拘의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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