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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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구스님은 말하였다.
               “억울한 매로군,억울한 매야.”
                -요점을 밝혔군.이 늙은이가 뭣 때문에 이처럼 허둥거리는가?
               “누가 맞고 있습니까?”
                -껄껄.몇 개의 국자 자루가 이 스님의 손아귀에 있었구나.

               “경솔하게 (어른을)치는 놈이군.”
                -양쪽에 얽매이지 않았다.그를 아는 자는 누구일까?
               스님이 문득 절을 올리자,
                -아무리 위험해도 변하지 않아야 대장부이다.

               오구스님이 말하였다.
               “그럼 그렇지.”
                -요점을 밝혔군.
               스님이 큰 소리로 웃고 밖으로 나가자,
                -작가 선객이 여전히 있었구나.사나운 호랑이라야 맑은 바람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처음도 잘하였고 끝에도 잘했음을 알 수 있다.천하
                 인이 (이를)찾지 못하는구나.
               오구스님은 말하였다.
               “이처럼 할 수 있다니,이처럼 할 수 있다니.”
                -아깝게도 놓아줘 버렸구나.왜 등줄기를 후려치지 않느냐.어느 곳으
                 로 달아나리라고 생각하느냐?

               평창
                   이 스님이 정주스님의 회하에 있다가 오구스님을 찾아왔는데
                 오구스님 또한 작가였다.그대들이 여기에서 이 두 스님이 한
                 번은 나오고 한 번은 들어가는 것을 알 수 있다면 천개 만개가
                 모두 똑같다는 것을 알 것이다.

                   주인이 되는 것도 이러하며 손님이 되는 것도 이와 같아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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