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3 - 정독 선문정로
P. 133
境界相에 해당한다. 다섯째, 주체의 설정으로 인해 근본지혜를 오염시키
는 능견심불상응염能見心不相應染이 있다. 3세의 능견상能見相에 해당한
다. 여섯째, 무명업상으로 인해 마음이 움직여 진여와 계합하지 못하도
록 하는 근본업불상응염根本業不相應染이 있다. 3세의 무명업상에 해당
한다.
인용문은 이 중 세 번째 분별지상응염과 여섯 번째 근본업불상응염
에 대한 설명에서 가져온 것이다. 세 번째 분별지상응염이 6추의 마지
막인 지상에 해당하고, 여섯 번째 근본업불상응염이 3세의 마지막인
무명업상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번뇌의 생성은 미세한 것에서 거친 것으로 확산되고, 번뇌의 소멸은
거친 것에서 미세한 것으로 수렴된다. 그러니까 6추의 번뇌를 차례로
소멸시켜 지상의 소멸에 이르고, 3세의 번뇌 단멸로 넘어가 무명업상의
소멸에 이르는 것으로 번뇌의 멸진이 완료되는 것이다.
6추의 마지막인 지상은 7지에서 사라지고, 3세의 마지막인 무명업상
은 10지종심에서 사라짐을 밝히는 구절을 취해 새로운 문장을 만든 것
이다.
이 정도 되면 굳이 옛 문장을 인용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성철스
님에게는 자신의 체험에 바탕한 주장을 증명하는 이 구절이 중요한 것
일 수 있다. 성인의 지위로 불리는 10지보살의 계위 중에서 7지 원행지
는 극히 중요하다. 번뇌를 끊어 다시는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는 자리이
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뇌가 여전한 현장으로서 궁극의 자
리가 아니다. 8지 이후 10지에 이르기 전까지 아뢰야식의 미세한 번뇌
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성철스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10지보
살 미견성의 원칙을 밝히는 문장이었으므로 그 인용 출처를 밝히고 정
식 인용문으로 처리한 것이다. 이를 통해 “추중麤重을 영리永離한 뇌야
제3장 번뇌망상 · 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