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6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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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킨다면 그 가지와 잎에 해당하는 무수한 중생심에 가장 적절한 법문
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이다.
원문에 대한 조정은 없다. 다만 ①의 번역문에 누락된 부분이 있다.
초판본에 ①과 같은 내용으로 교정 지시가 표시되어 있으므로 이에 따
라 번역문을 보완해야 한다.
한편 이 문장과 관련하여 그 강조하는 측면이 어디에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원래의 문장은 뿌리가 되는 진여심의 수호를 원인으로 하
여 망념이 사라지고 지혜의 태양이 드러난다는 일관된 주제 의식을 표
현한다. 진여본심을 지키는 것이 원인이라면 망념이 소멸하는 일은 결
과가 된다. 이 망념의 소멸과 동시에 지혜의 태양이 드러난다. 진여본심
의 지킴에서 망념의 소멸로, 망념의 소멸에서 지혜의 태양의 드러남으
로 이어지는 연쇄 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성철스님은 망념의 구름이 흩어지는 일을 원인으로 하여
지혜의 태양이 드러난다고 번역한다. 요컨대 5조스님은 진여심을 지키
는 일을 깨달음의 원인으로 본 것이고, 성철스님은 망상의 멸진을 깨달
음의 원인으로 본 것이다.
이처럼 성철스님에게 있어서 무심은 수행과 깨달음의 핵심 내용이다.
성철스님이 5조스님의 『능가경』적 여래장사상보다 『육조단경』의 반야사
상에 체질적 친연성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나타난 번역으로 이해된다.
선종에서는 5조스님에게서 6조스님에게로 넘어가면서 여래장사상에서
반야사상으로의 사상적 전환이 일어난다. 그것은 6조스님의 오도송에
잘 나타난다. 『육조단경』에는 6조스님의 오도송이 다음과 같이 두 개
나타난다.
마음은 깨달음의 나무라 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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