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1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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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과 같이 ‘번繁’을 ‘번煩’ 자로 바꾸었다. 번다하다, 복잡하다는 뜻으
로 통용되는 글자이므로 뜻에는 차이가 없다.
④의 문장을 ‘끝맺는 말(者爾)’을 생략하였다. ‘~바 있으리오’의 한글
현토와 중복되는 어감을 전달하므로 생략한 것이다.
【5-8-①】 了然守心하야 則妄念이 不起하면 則是無生이니라
선문정로 요연了然히 진심眞心을 수호하여 망념이 일어나지 않으면 즉
시무생則是無生이니라.
현대어역 온전하게 마음을 지켜 망념이 일어나지 않으면 그것이 바로
무생이다.
[해설] 5조스님의 『최상승론』에서 가져온 문장이다. 여기에서 5조스
님은 본래 청정하고, 불생불멸이며, 이미 완전한 자성의 마음을 지키는
것이 깨달음의 요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이 자성청정하며 원만구족한
마음을 스승으로 삼아 그것을 지키는 일에 투신하라고 가르친다.
성철스님은 이 마음(心)을 생멸심으로 이해하지 않도록 ‘진심眞心’으로
번역한다. 그런 뒤 망념이 일어나지 않는 일을 무생법인으로 번역한다.
무생법인의 본래 의미는 불생불멸의 진여심에 온전히 계합하는 일을
가리킨다. 그런데 구경무심이 아니라면 이러한 계합이 일어나지 않는
다. 그런 점에서 망념불생과 무생법인은 그 의미가 서로 통한다. 번뇌가
일어나지 않는 일을 무생으로 풀이하는 성철스님의 해설에는 구경무심
의 실제적 구현을 촉구하는 실참실오의 주장이 반영되어 있다.
제5장 무생법인 · 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