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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무념정종無念正宗
1. 무념정종 설법의 맥락
무념법문은 육조선의 핵심이다. 원래 달마스님이 혜가스님에게 법
을 전할 땐 『능가경』을 소의경전으로 지정하였다. 그런데 이 경은 개념
이 복잡해서 마음을 바로 가리키는 역동성이 부족하였다. 그래서 4조
도신스님을 분수령으로 하여 소의경전에 변화의 조짐이 일어나게 된
다. 반야경전이 중시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는 드디어 5조 홍인스
님에 이르러 정식으로 『금강경』을 종문의 소의경전으로 내세우게 된다.
무상無相, 무주無住의 이치가 간편하고 설득력 있게 펼쳐져 있기 때문이
다. 나무꾼이었던 혜능이 나무를 파는 현장에서 ‘머무는 바 없이 마음
을 내라(應無所住, 而生其心)’ 는 경문을 듣고 바로 그 핵심을 깨달았다
141
141 앞의 각주 25에서 성철스님이 이 구절을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이 난다.”로 해
석했다는 원택스님의 회고를 든 바 있다. 수행의 입장에서 음미해 보면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야 한다’와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이 난다’는 인과의 관계
에 있다. 깨닫기 전에는 그렇게 ‘그 마음을 내야 하고’, 깨달은 뒤에는 저절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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