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4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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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 그에 따라 삿된 견해가 일어나며, 이로 인한 무수한 망상의 파도

            에 허우적대는 이들의 현주소를 잘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무념의 실천
            과 구현을 그 선적 수행의 핵심으로 삼았던 것이다. 모두 자성을 얻을

            수 있는 대상물로 생각하고 이를 실체화하는 사람들의 오해를 끊기 위
            해서였다.

               이러한 상황은 성철스님에게서도 발견된다. 성철스님 역시 견성한 사
            람들이 넘쳐나는 수행 풍토에서 오직 무념과 무심을 핵심으로 삼을 것

            을 강조하는 가르침을 펼쳤기 때문이다. 성철스님은 “오직 견성법만을
            전하며 세상에 출현하여 사종邪宗을 파쇄하노라.”고 한 6조스님의 선언

            을 격정적으로 인용하면서 무념의 실천과 구경무념의 성취를 거듭 강조
            한다. 6조스님의 깨달음에 대해 그리고 당시 수행 풍토의 진단에 대해

            완전한 공감이 있었던 것이다.





               2. 성철스님 무념정종 설법의 특징






               그렇다면 성철스님의 무념법문은 6조스님과 완전히 같은 것일까? 성
            철스님의 대답은 한결같다. 구경무심이라야 진정한 무심이라는 이 주

            장은 6조스님을 비롯한 역대의 정안종사들이 여출일구如出一口, 즉 한
            입에서 나온 것처럼 말했다는 것이다. 무념은 일체의 망념이 다 떨어진

            구경무심을 가리킨다. 이처럼 망념이 모두 소멸한 구경의 무심에서 진
            여를 증득하는 견성이 일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망상의 소멸과 진여의 증득은 순차적으로 일어나는 일일까,
            아니면 동시적으로 발생하는 일일까? 이 점에 있어서는 관점에 따라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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