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9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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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하게 본래 마음을 보았다고도 하고, 명료하게 견성하였다고도 한

                다. 이 일체처에 머물지 않는 마음이 바로 부처 마음으로서 해탈 마
                음, 보리 마음, 생멸 없는 마음(無生心), [모양과 성품이 공함을 아는

                마음(色空心)]이라 한다. 경전에 “무생법인을 증득한다.”라는 말을 하
                는데 이것을 가리킨다.



             [해설]  『돈오입도요문론』에서 가져온 문장이다. 머물지 않는 자리에

             머물라고 하는데 그 머물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집착이 있게 되지 않을
             까 하는 질문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진정한 공을 실천하는 입장이라면

             그러한 집착이 일어날 수 없다는 답변이 제시된다. 머물지 않는 자리라
             는 것 역시 실체가 없으므로 머물 곳이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청정함과 공적함에 도달했을 때 그것에조차 머물지 않는 것이 진정
             한 청정함이고 공적함이다. 마음이 외부 경계를 따라가지 않는 안정에

             이르렀을 때, 그 안정된 자리에 이르렀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이 부
             처 마음이다. 결국 머무는 일과 머물지 않는 일에 머물지 않는 것, 그리

             하여 마음이 일체처에 머물거나 집착하지 않는 것이 견성이다. 이 마음
             이 바로 부처 마음, 해탈 마음, 보리 마음, 생멸 없는 마음이라는 것이

             다. 이것이 인용문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이다.
                이 중 ①의 ‘스스로(自)’가 생략되었다. 그것이 안이나 밖, 중간의 어디

             에 있는 무엇에 머무는 일이 아님을 강조하는 단어이다. 다만 전체 뜻
             에 있어서 ‘명료하게 아는 마음’ 자체가 이미 ‘스스로(自)’의 일이므로 의

             미상 중복되는 감이 있다. 생략의 이유에 해당한다.
                ②에 ‘명名’ 자가 생략되었다. 바로 앞의 ‘즉卽’이 ‘곧 ~이다’는 뜻을 전

             달하므로 뜻에는 차이가 없다. ③에도 ‘명名’ 자가 생략되었다. 바로 앞
             의 ‘즉시卽是’를 받아 ‘곧 ~이다’라는 뜻을 전달할 수 있다고 보아 생략




                                                            제6장 무념정종 · 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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