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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보임무심保任無心


















               1. 보임무심 설법의 맥락





               보임保任은 보호하고(保) 맡겨 둔다(任)는 두 가지의 반대되는 지향이

            담긴 묘한 말이다. 참선은 이치와 현상의 둘 아님을 실천하여 그 완전
            한 통일에 이르는 길을 걷는다. 그러므로 참선을 표현하는 용어들은 항

            상 모든 상대적 측면을 함께 담는 특징을 갖는다.
               잡아 유지함(把持)과 놓아둠(放行)이 깨달음 이전의 실천이라면, 보호

            하고 맡겨 두는 보임은 깨달음 이후의 실천이다. 왜 보호하는가? 이미
            견성했지만 습관의 관성이 남아 원래 부처인 이 마음을 다시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왜 가는 대로 맡겨 두는가? 부처 마음은 원래 있는 것
            에 눈 뜨는 것이지 없던 것을 창조하거나 새로 획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을 분명히 보아 깊이 믿고 가는 대로 맡겨 둘 때, 참된
            자성이 스스로 완전함을 구현하게 된다.

               이것은 잃어버렸던 소를 되찾은 이후의 상황에 비유할 수 있다. 소를
            되찾고 나면 그것이 다시 달아나지 않도록 잘 지켜보아야 한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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