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9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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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아뢰야식은 워낙 깨끗하고 미세해 언뜻 보면 맑고 잔잔해 전혀
움직임이 없는 듯 보이나 깊이 관찰해 보면 그 급박한 흐름이 조금
도 쉬지 않는 것이다. 286
성철스님이 말하는 급박한 흐름은 아뢰야식의 특징에 대한 표현인
폭류瀑流와 상통한다. 아뢰야식은 번뇌에 지배되지 않고(無覆), 시비선악
의 분별이 없는(無記) 고요한 차원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세한 변화가 마
치 급하게 흐르는 폭류瀑流와 같다는 것이다. 이 폭류의 멈춤이 없는
측면을 강조하면 밀수密水가 되고, 급하게 흐르는 측면을 강조하면 급
류急流가 된다. 성철스님은 뒤의 경우를 택한 것이다.
【10-5】 異熟이 若空則超因果하야 方才轉成大圓鏡智니 言無垢
가 同時發者는 以佛果位中을 名無垢①[識]니 乃清淨眞如니라 謂
鏡智로 相應하면 法身이 顯現하야 圓明普照十方塵剎하야 ②[故結
云普照十方塵剎中 ,] 以理智가 一如하야 方證究竟一心之體니 此
唯識之極則이며 乃如來之極果也라 諦觀하니 此識이 深潛難破하
니 此識을 絲毫未透하면 終在生死岸頭③事니라 古德諸祖가 未有
不破此識而有超佛越祖之談이어늘 今人은 生滅도 未忘하야 心地
에 雜染種子도 未淨纖毫하고 便稱悟道하니 豈非未得을 謂得하며
未證을 謂證이리요 可不懼哉아
선문정로 제8인 이숙식異熟識이 만약에 공멸空滅하면, 곧 인과를 초월
하여 바야흐로 대원경지大圓鏡智를 전성轉成한다. 무구無垢가 동시에
286 퇴옹성철(2015), p.234.
제10장 대원경지 · 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