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8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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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그 ‘일어남(生)’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여 글자를 교체한 것

            으로 보인다.
               ㉒의 문장을 생략하였다. 이쪽 병의 물을 다른 저쪽 병에 담는 일은

            높은 경계이다. 급류 위에서 공을 치는 경계 역시 마찬가지다. 성철스님
            은 이러한 무심경계가 궁극이 아니므로 이것에 대한 의미 부여가 있어

            서는 안 된다고 보는 입장이다. 생략의 이유이다.
               ㉓의 ‘급류急流’는 원문의 ‘급류수急流水’와 같은 뜻을 전달한다. 성철

            스님의 번역문에 ‘급류수’로 되어 있으므로 단순 탈자에 해당하며 복원
            되어야 한다.

               ㉔와 같이 ‘정靜’ 자가 생략되었다. 염정恬靜은 심정적으로, 혹은 분
            위기가 고요하다는 뜻의 단어로서 글자가 생략되면 뜻의 전달에 결손

            이 생긴다. 성철스님도 “염정恬靜함과 같다.”고 번역하였다. 1981년 본에
            바로 되어 있던 것이 1993년에 가로쓰기로 조판하면서 빠져 2015년

            본까지 이른 것이다. 복원되어야 한다.
               ㉕의 문장은 ‘어린아이도 6식을 갖추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조주스

            님이 왜 ‘급류에서 공을 친다’고 대답했는지를 설명하는 내용이다. 물이
            머무는 일 없이 흐르는 것처럼 마음도 멈춤 없이 흐르고, 모든 현상도

            그렇게 흐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바로 앞의 ‘급류의 물을 바라보
            며 고요하다고 여긴다’는 구절과 의미상 중복되므로 생략한 것이다.

               ㉖의 ‘수須’는 ‘수雖’의 오자이므로 교정되어야 한다.
               ㉗에서는 ‘끊어짐 없는 물의 흐름(急水流)’을 ‘급류의 물(急流水)’로 바꾸

            었다. 원문에서 끊어짐이 없다고 한 것은 그 흐름이 멈추는 일이 없다
            는 뜻이다. 성철스님은 그 보이지 않는 흐름이 급류와 같음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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