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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의 유위법과는 부동不同하다. 명상名相에 주착住著한 보시는 천
상에 왕생하는 복은 되나 전시箭矢로 허공을 향해 역사力射함과 같
다. 세력이 다하면 전시箭矢는 도로 추락하니, 내생의 불여의不如意
함을 초래할 뿐이다. 어찌 무위인 실상문實相門에서 한 번 초월하여
여래지에 직입直入함과 같으리오. 근본만 오득悟得할 것이요 지말은
걱정하지 말라. 정결한 유리瑠璃 속에 보월寶月을 함유함과 같다. 벌
써 여의주를 해득解得하였으니 자리와 이타가 끝내 갈진竭盡하지 않
는도다.
현대어역 깨달으면 철저하게 밝아지므로 수행의 공을 들일 필요가 없
으니 일체의 유위적 수행과는 다르다. 모양에 머무는 보시는 하늘에
태어나는 복이지만 위로 허공을 향해 화살을 쏘는 것과 같아서 힘이
다하면 화살이 다시 떨어지듯, 다음의 삶이 뜻처럼 되지 않는 상황
을 만나게 된다. 어찌 무위 실상의 문에서 한 번에 뛰어넘어 곧장 여
래지에 들어가는 일과 같겠는가? 근본만 깨달을 뿐, 가지 끝을 걱정
하지 말라. 마치 맑은 유리에 달이 담긴 것과 같으리니 이 여의주를
알고 나면 스스로 깨닫고 중생을 제도하는 데 끝내 부족함이 없으리
라.
[해설] 『증도가』의 문장이다. 이 구절과 관련하여 영명스님은 “마음을
청정하게 하려면 무심으로 공부해야 한다.” 304 라는 법융스님의 『신심명』
을 함께 인용하면서 이렇게 해석한다.
304 景德傳燈錄』(T51, p.457c), “欲得心淨, 無心用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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