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1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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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을 가져왔다. 성철스님은 이렇게 말한다.
그 분(지욱스님) 역시 10신·10주·10행·10지 등을 완전히 초월해 구
경의 극과를 성취해야만 내외명철하여 무상의 도를 성취한다고 분
명히 말씀하셨다. 302
이 중 표시한 것과 같은 생략이 행해졌다. ①의 ‘정심精心’→‘정심淨心’
으로의 변환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②의 ‘편徧’ 자가 생략되었다. 원문은 깨달으면 고통의 윤회를 멈추게
하는 일이 ‘두루(徧)’ 일어남을 가리킨다. 『팔식규구송』에는 ‘삼류분신식
고륜三類分身息苦輪’의 구절이 있다. ‘세 가지 부처로 분신하여 중생들의
괴로운 윤회를 두루 쉬게 한다’는 뜻이다. 지욱스님은 이것을 인용하면
서 원래의 7언 운문을 읽기 쉽게 문장형으로 바꾸면서 ‘편徧’ 자를 더한
다. 그런데 성철스님이 다시 그것을 빼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간 것이다.
③의 ‘~와(及)’를 뺀 것은 단순 생략에 해당하는데, ‘~와’라는 한글
현토를 달면서 의미상 중복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④에서 ‘돈초頓超’를 ‘원초圓超’로 대체한 것은 완전한 초월과 구경각
의 성취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돈頓’은 여기에서 10신, 10주, 10행,
10회향, 10지의 모든 지위를 단번에 뛰어넘는다는 뜻을 갖는다. 원래
성철스님은 돈오頓悟와 관련하여 단번의 깨달음보다는 완전한 깨달음
을 강조하는 입장에 있다. 여기에서는 아예 ‘원圓’으로 바꾸어 그 뛰어넘
음이 완전하게 실현됨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또한 지욱스님이 이 구절
과 관련하여 돈점頓漸 4구 303 를 모두 인정하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302 퇴옹성철(2015), p.245.
『
303 楞嚴經文句』(X13, p.380b), “四句者, 一頓悟頓除, 二頓悟漸除, 三漸悟頓除, 四
제11장 내외명철 · 5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