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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장

                               상적상조常寂常照


















               1. 상적상조 법문의 맥락





               참선이나 염불수행에서는 밝게 비추되 변함없이 고요하고(照而常寂),

            고요하되 변함없이 비추는(寂而常照) 성스러운 경계가 제시된다. 성철스
            님은 이 둘의 동시적 성취를 상적상조로 묶어서 표현한다.

               이 어휘의 핵심은 고요함(寂)과 비춤(照)의 동시성에 있다. 고요함은
            자성의 여여부동함을 표현하는 말이자 외부의 인연에 휘둘리지 않는

            수행 경계를 가리키는 말이다. 비춤이란 자성을 보는 지혜가 분명함을
            가리킨다. 그 비춤은 형상과 관념에 묶이지 않는 청정함을 특징으로 한

            다. 말할 것도 없이 고요함과 닦음은 서로를 온전하게 하는 관계에 있
            다. 그래서 언어적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조이상적, 적이상조, 상적상조

            의 방식으로 중복된 표현을 하게 되는 것이다.
               상적상조는 무엇보다도 수행의 원리이자 깨달음의 경계로서 정혜등

            지定慧等持나 지관쌍수止觀雙修와 동의어가 된다. 참선 수행은 선정(定)과
            지혜(慧)를 두 바퀴로 하여 나아가는 수레이다. 깨달음 역시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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