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7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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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다.
만약 8지보살도 유위적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8지는 물론 등각조차도 구경의 자리가 아니라는 점을
거듭 말함으로써 작은 성취에 자족하여 머무는 수행자들을 경책하고
자 했다는 점에서 성철스님의 8지보살, 등각보살 부정은 정당성이 확보
된다. 성철스님은 특히 이 차원에서 화두참구가 계속되어야 한다는 입
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8지조차 묘각에서 멀리 있는데
8지에도 이르지 못한 수행자들이 깨달음을 자처하며 공부를 내려놓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 이것이 이 문장 인용의 목적에 해당하는
것이다.
【12-13】 在等覺位하야는 名照寂慧니 未離生滅①[之]動相故요
至妙覺位하야 名寂照慧니 已歸第九識하여 究竟靜故니라
前等覺位는 猶有生滅하야 未盡心源故로 在八識이요 今到妙覺하
면 永離生滅하야 窮歸本覺一心之源故로 入第九識中明淨이니라
선문정로 등각의 지위에 있어서는 조적혜照寂慧라 이름하나니 생멸동
상生滅動相을 이탈하지 못한 연고요, 묘각의 불지佛地에 이르러서야
적조혜寂照慧라 이름하나니, 벌써 진여인 제9식第九識에 귀복歸復하여
구경으로 적정寂靜한 연고이니라.
앞의 등각위는 아직 생멸이 있어서 심원心源을 궁진窮盡하지 못하였
으므로 제8아뢰야식에 체재滯在하여 있고, 이제 묘각에 도달하면 생
멸망심을 영원히 이탈하여 궁극에 본각本覺인 일심一心의 근원에 귀
복歸復한 고로 진여인 제9식第九識 중의 원명청정경圓明淸淨境에 돈입
頓入하느니라.
제12장 상적상조 · 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