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4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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렷하게 될 것이다. 법의 맛이 정신을 북돋워 줄 것이며, 고요하되
               항상 비추고, 깨어 있을 때나 잠을 잘 때에 한결같을 것이며, 삶과

               죽음이 한가지로 여여하게 될 것이다.             329



               『좌선의』는 좌선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갖춰야 할 앉는 자세를 가리
            키기 위한 일종의 좌선 매뉴얼이다. 그러므로 ‘도리만 잘 체득하면 고요

            하며 맑은 즐거움’ 속에서 좌선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는 종색스님의 원
            래 글이 더 잘 어울린다. 『치문경훈』에 종색스님의 글을 그대로 수록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이에 비해 덕휘스님이 새로 편찬한 『백장청규』는 아무리 보아도 초심

            자를 겨냥한 것은 아니다. 특히 그 상적조常寂照의 경계는 공에 치우치
            지 않은 보살의 중도실상삼매             330 를 가리키는 말로서 깨달음의 현장을

            가리켜 보이고 있다. 성철스님이 이 부분을 인용한 이유에 해당한다.
            성철스님은 이를 논거로 하여 상적조가 구경각을 가리키는 말이라 단

            언한다.


               참다운 구경의 오매일여, 생사에 자유자재한 참다운 대해탈을 얻

               으려면 항상 고요하면서 항상 비추는 상적조常寂照를 성취해야 한
               다.  331



               성철스님에게는 ‘고요하며 맑은 즐거움’ 속에서 참선을 잘 한다 해도



             329   勅修百丈清規』(T48, p.1143a), “坐禪乃安樂法門, 而人多致疾者, 蓋不得其要, 得
                『
                其要則自然四大輕安, 精神爽利, 法味資神, 寂而常照, 寤寐一致, 生死一如.”
             330  妙法蓮華經玄義』(T33, p.781a), “菩薩得不但空, 卽中道慧. 此慧寂而常照, 二乘
                『
                但得其寂, 不得寂照, 故非實相, 菩薩得寂, 又得寂照, 卽是實相.”
             331   퇴옹성철(2015),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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