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3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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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의 문장이다. 좌선과 관련된 문장으로는 종색스님과 불심본재스님
의 『좌선의』가 유명하다. 불법에 처음 입문한 이들의 동몽 교재인 『치문
경훈』에도 이 두 문장이 함께 실려 있다. 대체로 종색스님의 글은 앉는
자세에 대한 상세한 가르침이 주를 이루고 있고, 불심스님의 글은 좌선
을 하는 마음자세에 대한 정밀한 가르침이 주를 이루고 있다. 서로 상
보적 관계에 있다.
인용문은 종색스님의 『좌선의』에서 가져온 문장이다. 원대의 『칙수백
장청규』와 종색스님의 『선원청규』는 기본적으로 옛 『백장청규』에 뿌리를
두고 있다. 원대의 덕휘스님은 당시 청규를 새로 편찬하면서 종색스님
의 청규를 수용한다. 그 과정에서 문장에 손질이 가해졌으므로 종색스
님의 글과 덕휘스님의 『백장청규』 간에 문자상의 출입이 있다. 그중에서
도 특히 성철스님이 인용한 이 부분은 종색스님의 문장과 완전히 다르
다. 양자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종색스님 : 좌선은 안락한 법의 길이지만 병에 떨어지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은 마음을 잘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약 이 도리를 잘
체득한다면 저절로 온몸이 가볍고 편안해질 것이며, 정신이 맑고
또렷하게 될 것이다. 바른 생각이 분명하여 법의 맛이 정신을 북돋
워 줄 것이며, 고요하며 맑은 즐거움을 누리게 될 것이다. 328
덕휘스님 : 좌선은 안락한 법의 길이지만 병에 떨어지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은 대체로 요령을 체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요령만
얻는다면 저절로 온몸이 가볍고 편안해질 것이며, 정신이 맑고 또
『
328 禪苑清規』(X63, p.545a), “竊謂坐禪乃安樂法門, 而人多致疾者, 蓋不善用心故
也. 若善得此意, 則自然四大輕安, 精神爽利, 正念分明, 法味資神, 寂然清樂.”
제12장 상적상조 · 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