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30 - 정독 선문정로

제17장

정안종사正眼宗師

1. 정안종사 설법의 맥락

정안종사는 바른 눈의 큰 스승이라는 뜻의 용어로서 명안종사明眼宗

師, 본분종사本分宗師 등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선문정로』의 설법은 글
자 그대로 선문禪門의 바른길을 제시하기 위해 설해졌다. 성철스님에게

선문은 6조스님의 남종선, 그중에서도 임제종의 간화선문을 가리킨다.
그래서 많은 주제들을 다루면서도 주로 간화선문에 속하는 종사들의

설법을 인용한다.
그런데 그것은 좋은 스승의 계보를 밝히는 일이기도 하다. 불교에서

바른 눈을 갖춘 스승은 수행과 견성의 전 과정에 걸쳐서 결정적인 역할
을 한다. 수행자 스스로 자기 집착을 내려놓고 견성을 한다는 것은 거

의 불가능에 가깝다. 분별적 사유로 살아가는 입장에서 스승 없이는
무엇이 무심인지 체험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오로지 스승의 적절한 담

금질(鉗鎚)이 있을 때 그것이 가능하며 또 안전하다. 따라서 바른 눈을
갖춘 정안종사를 찾아 스승으로 삼는 일이 무엇보다 긴요하다.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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