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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부처 씨앗의 소멸을 말하는 장의 주제와 약간의 어긋남이 있
다. 깨달음의 경계가 이런 것임을 보여줌으로써 여기에 도달하지 못했
다면 깨달음을 자처하는 대망어를 저지르지 말라는 의도로 인용된 것
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번역문의 ①과 같이 원문의 ‘환예幻翳’를 ‘환예幻瞖’로 바꾸어 표현하
였다. 두 단어는 모두 눈에 낀 백태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동의어이다.
다만 인용문에는 원문과 같이 되어 있고, 또 초판본을 보면 번역문에
도 ‘환예幻翳’로 되어 있다. 2006년에 글자가 바뀌어 2015년 본으로 이
어졌다는 것이 확인된다. 교정해야 한다.
【19-10-④】 一得永得하면 盡未來際하야 於無得而得하야 得亦
無①[非]得이니 乃眞得也니라.
선문정로 일득영득一得永得하면 미래제未來際가 궁진窮盡하여 소득이
없이 자득自得하여 자득自得도 또한 취득하지 못하나니 이것이 진득
眞得이니라.
현대어역 한 번 증득하면 영원한 증득이라 미래의 끝까지 나아간다.
얻을 것 없는 중에 얻고 얻었다 해도 얻은 것이 없어야 비로소 진정
한 증득이라 할 수 있다.
[해설] 깨달음은 사람마다 본래 갖춘 것이다. 그 본래성을 강조하여
본각, 본지풍광, 본래면목이라 한다. 이 본래면목은 만사만물의 화장한
얼굴이 나타나도록 하는 본바탕이다. 어떻게 화장을 했다 해도 그 속
에 본래면목은 변함없이 갖추어져 있다. 그래서 이것으로 돌아가는 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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