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1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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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을 이루려면 밖에서 찾기를 멈추어야 한다.
그런데 깨달아 얻을 무엇이 따로 있을까? 본래 갖춘 것에 눈 뜨는 일
이므로 얻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얻는 일 없는 중에 얻는다고 한 것이
다. 만약 무엇인가 얻었다는 생각이 든다면 거기에는 나와 대상이 남
아 있으므로 진정한 깨달음이 아니다. 유사 깨달음이 되는 것이다. 유
사 깨달음에는 지해가 개입되어 있으므로 그 자체가 반야에 대한 비방
이 된다. 성불 대신 악한 과보를 자초하는 일이 된다는 뜻이다. 원오스
님의 법문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다.
진정한 증득이 아니라면 지해의 간섭을 받는 유사 깨달음일 수밖에
없다는 점, 그것은 부처의 씨앗을 태워 먹는 일이 된다는 점을 보여주
고자 인용한 문장이다.
①과 같이 ‘얻었다 해도 얻음이 아니다(得亦非得)’는 구절의 아닐 ‘비非’
자를 ‘없을 무無’ 자로 바꾸었다. 뜻에는 큰 차이가 없다.
【19-10-⑤】 ①[所謂直指人心,] 見性成佛하면 一得永得하야 據
自寶藏하야 運自家珍②[財]하나니 受用이 豈有窮極③[也]이리오.
선문정로 견성성불하면 일득영득一得永得하여 자가自家의 보장寶藏에
의거하여 자기의 가진家珍을 운용運用하나니 그 수용이 어찌 궁극이
있으리오.
현대어역 [이른바 곧바로 마음을 가리켜] 성품을 보아 부처가 된다는
것은 한 번 얻으면 영원히 얻는 것으로서 자기의 보물창고에 기대어
자기 집의 보물[재물]을 쓰는 일이다. 그 받아 쓰는 일에 끝이 있을
수 있겠는가?
제19장 소멸불종 · 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