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4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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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다.
이 차원에서는 삼매조차 헛소리가 된다. 번뇌를 버리고 보리를 취한
다는 일 자체가 망상이 된다. 몸과 마음이 마른 나무, 식은 재 같아야
진정한 쉼에 도달한다. 그래서 진정한 도인은 하는 일이 없는 사람인
것이다.
닦음과 깨달음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영원한 지속성이다. 화두참구
는 지속성을 생명으로 한다. 알을 품는 닭이 일순간도 그것을 떠나지
않아야 온기가 지속되어 부화에 이른다. 참선이 바로 이와 같다. 깨달
음 또한 지속성 여부에 의해 그 진실성이 판명된다. 성철스님이 ‘오매일
여하고 내외명철함’을 반복하여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①과 같이 ‘무위무사無爲無事’가 ‘무무위사無無爲事’로 잘못 표기되어
있다. 초판본에 바로 되어 있었으나 1993년에 가로쓰기로 바꾸면서 오
류가 일어나 2015년 본까지 이어지고 있다. 바로잡아야 한다.
②와 같이 도인의 실천이 한결같음을 표현하는 구절을 생략하였다.
뒤의 “천 번의 생애와 만겁의 세월이 지나도 또한 이러할 뿐”이라는 구
절과 중복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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