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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금강의 바른 본체, 본래면목, 본지풍광은 자가보장自家寶藏, 즉

            자기 집의 보물창고로 표현되기도 한다. 밖에서 찾기를 멈추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거기에 한량없는 자기 집의 보물창고를 발견하게 되는 것

            이다. 마조스님과 대주스님 사이에 이런 일이 있었다.


               마조:여기는 무슨 일로 왔는가?

               대주:불법을 구하러 왔습니다.
               마조: 자기의 보물창고는 돌보지 않고 집을 버리고 사방으로 다니면
                    서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 여기에는 한 물건조차 없는데 무
                    슨 불법을 구하겠다는 것인가?

               대주:어떤 것이 제 집의 보물창고입니까?
               마조: 바로 지금 나에게 묻는 것이 그대의 보물창고이다. 모든 것이
                    다 갖춰져 있어 부족한 것이 없다. 이것을 마음대로 쓰면 되
                    는데 밖에서 구할 필요가 있겠는가?



               대주스님은 고개를 돌린 바로 그 자리에서 본래 자기 것인 보물창고

            를 발견한다. 그리하여 다시는 밖으로 찾아 헤매지 않게 된다. 이것이
            돈오돈수의 본령이다.

               아무리 금과옥조의 가르침이라 해도 자기 집의 금과 옥에 비할 수 없
            다. 더구나 그 진실성에 있어서 언어적 가르침은 남의 집 지붕의 기와

            조각에 불과하다. 이것을 탐낸다면 지금 부처의 씨앗을 태우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것이 인용문의 문맥이다. 성철스님은 미래겁이 다

            하도록 변함이 없는 깨달음의 경계를 표현하기 위해 이 문장을 인용하
            였다.

               ①에서는 곧바로 마음을 가리켜 보인다는 구절을 생략하였다. 본래
            직지인심과 견성성불은 돈오돈수문의 표어이다. 여기에서는 직지인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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