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49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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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③】 生死幻翳永消하고 金剛正體獨露하면 一得永得하야
無有間斷이니라
선문정로 생사의 ①환예幻瞖가 영원히 소멸되고 금강정체金剛正體가
유독히 현로現露하면 일득영득一得永得하여 간단間斷이 없느니라.
현대어역 생사의 환영과 장막이 영원히 사라져 금강의 바른 본체만
홀로 드러나 한 번 증득하면 영원한 증득이므로 잠깐이라도 끊어짐
이 없다.
[해설] 금강의 바른 본체, 즉 금강정체金剛正體는 원오스님이 즐겨 쓰
는 용어이다. 금강의 바른 본체는 반야의 뿌리이다, 금강의 바른 본체
가 맑고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는다는 등의 표현이 그것이다. 또 3세의
여래가 깨달은 것이 금강의 바른 본체라는 표현도 있다. 그러니까 이것
은 자성, 불성, 법성, 법신, 불심, 본각의 다른 표현이다.
금강의 바른 본체는 본래 불생불멸이지만 분별이라는 장막이 그것을
가리고 있다. 그래서 생사윤회가 일어난다. 불교 수행은 바로 이 분별과
그로 인한 집착의 소멸을 내용으로 한다. 특히 간화선 수행자는 일체의
분별을 내려놓는 활구참구에 전력을 기울인다. 그것은 매 순간, 매 찰
나로 이어져 하루 24시간 지속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성철스님이 강조
하는 바와 같이 몽중일여, 오매일여로 이어질 때 시절인연이 도래하여
문득 눈을 뜨게 된다. 그것은 눈앞의 장막이 걷히는 것과 같고, 눈에
낀 백태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 우주법계 전체가 남김없이 금강의 바른
본체임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본래 있던 것이므로 사라질 일
이 없다. 그래서 잠깐이라도 끊어짐이 없다고 한 것이다.
제19장 소멸불종 · 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