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4 - 정독 선문정로
P. 964
여 「무념정종」, 「보임무심」, 「다문지해」, 「활연누진」 등의 장에서 측면을
바꾸어가며 논의된다.
이 돈오원각론, 구경무심론, 실참실오론은 성철선의 체體·상相·용用
에 해당하며 삼위일체적 통일 관계로 함께 논의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
서 각 장의 강조하는 바가 각각 이 3대 종지의 어느 하나에 치우쳐 있
기는 하지만 전체 19장에서 그에 대한 논의가 전반적으로 발견되는 것
이다.
Ⅱ. 돈오원각론, 성철선의 제1종지
『선문정로』는 견성하면 곧 부처임을 주장하는 견성즉불의 논의로 설
법을 시작한다. 선종의 돈오견성이 부처님의 원각과 완전히 동일한 것
이라는 이 주장을 돈오원각론이라 부를 수 있다. 돈오원각론은 『선문정
로』 전체를 관통하는 제1종지로서 제1장에서 시작하여 전체 19장의 모
든 곳에서 발견된다. 여기에서는 서론에서 적시한 바, 그것이 특별히 강
조되어 표현되는 장에 대한 고찰을 통해 그 내용과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제1장 「견성즉불」은 돈오원각론의 표종장에 해당한다. 견성즉불이라
는 장 제목은 선종의 표어인 ‘직지인심, 견성성불’을 의식한 말이다. 견
성성불에는 견성하면 부처가 된다는 의미와 견성한 뒤 수행하여 부처
가 된다는 두 의미가 담겨 있다. 견성성불의 이러한 두 의미에서 견성하
면 부처가 된다는 의미만을 취하기 위한 조어가 견성즉불이다. 견성즉
불은 견성이 곧 완전한 무심의 성취이며 구경각을 성취하여 바로 부처
964 · 정독精讀 선문정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