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3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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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적 수행과 실질적 깨달음에 대한 강조, 다시 말해 실참실오론의 주

             장으로 귀결된다. 성철스님은 이렇게 말한다.


                일체중생一切衆生 개유불성皆有佛性의 대원리에 의하여 노력 수행하

                여 법해法海에 자재무애하는 대해탈도를 성취하여야 할 것이다.                      9



                이처럼 불성을 말하면서도 그에 기초한 직접적 수행과 실질적 깨달
             음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는 것이 성철선의 특징이다. 물론 바르게 믿

             고 열심히 노력 수행하여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깨달음을 성취하는 길을
             걸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는 실참실오론은 원오선사와 같은 역대

             의 선사들이 강조한 바 이기도 하다. 이것은 제2장에서 시작하여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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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매일여」, 「사중득활」, 「대원경지」, 「내외명철」, 「해오점수」, 「상적상조」

             등의 장에서 측면을 바꾸어가며 거듭 논의된다.
                구경무심론은 제3장 「번뇌망상」을 표종장으로 삼아 논의가 시작된

             다. 성철스님에게 번뇌망상은 곧 제6의식과 제8식, 그러니까 유심 그
             자체이다. 그래서 8만4천의 번뇌를 말하는 대신 아뢰야식의 3세가 영

             멸한 구경무심을 말하는 것이다. 3세 중에서도 근본무명은 모든 번뇌
             망상의 뿌리이다. 그러므로 그 뿌리인 근본무명이 영멸해야 번뇌망상이

             멸진하여 불성을 볼 수 있고, 그래야 진정한 깨달음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문정로』에서는 유식의 논의를 거듭 가져온다. 아뢰야식의 무

             명이 멸진해야 진정한 무심, 즉 구경무심이라 할 수 있다는 논거를 제
             시하기 위해서이다. 구경무심론은 이처럼 제3장 「번뇌망상」에서 시작하



              9     퇴옹성철(2015), p.62.
              10   圓悟佛果禪師語錄』(T47, p.772b), “若不用言句, 爾作麼生見. 到這裏, 參須實參,
                 『
                 悟須實悟. 令教透頂透底, 亘古亘今, 打開自己庫藏.”



                                           부록 - 성철선의 이해와 실천을 위한 시론 · 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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