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71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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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다.

                한편 성철스님은 이 보임무심의 전체 설법을 거의 대부분 원오스님
             의 법문에 기대어 전개하는데 수시로 문장에 개입하여 그 주제 의식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그런데 원오스님의 설법에는 견성 이후에도 “간절
             히 조심하라.”고 한 경계의 말이 보인다. 견성을 정의하기 위해 든 인용

             문 【7-1】의 생략된 부분을 보자.



                一得永得하야 盡未來際하나니 更有甚生死하야 可爲滯礙리오 [至

                於小小得失是非榮枯寂亂, 直下截斷, 把得住作得主, 長養將
                去. 一心不生, 萬法無咎. 只是切忌起見作承當, 便落彼我, 必生
                愛憎, 不能脫灑也.] 此箇無心境界와 無念眞宗은 要猛利人이라니

                               19
                方能著實이니라


                한 번 증득하면 영원히 증득하여 미래제가 다하도록 망실亡失하지 않
             는다는 주제를 전달하는 인용문이다. 그런데 괄호로 표시된 부분과 같

             이 긴 문장이 생략되어 있다. 그 뜻은 다음과 같다.


                자잘한 득실과 시비, 번영과 쇠퇴, 고요함과 어지러움 같은 것들을

                단번에 바로 잘라내 버리고, 잡아 지키기도 하고, 자재하게 움직이
                기도 하면서 오래 길러가는 것입니다. 하나의 마음이 일어나지 않으
                면 만법에 잘못이 없습니다. 다만 견해가 일어나 스스로를 주체로
                자처하는 일이 없도록 간절히 조심해야 합니다. 자칫 나와 대상을

                나누는 일에 떨어지면 필연적으로 사랑과 미움의 마음이 일어나 구
                속을 말끔하게 벗지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19   佛果克勤禪師心要』(X69, 477c); 퇴옹성철(2015), p.1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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