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1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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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법문』에 나타난 퇴옹 성철의 유식사상  • 111




                    하여 끊어짐이 있기 때문이고, 전5식은 항상하지도 않고 사량하
                    지도 않으니, 나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고, 제7식은 항상하면서
                    또 사량하니, 나를 집착하여 끊어짐이 없기 때문이다.”             24)





                 이처럼 ‘항’과 ‘심’을 각각 ‘항상함’과 ‘사량함’으로 번역했다. 그런데
               『팔식규구』의 게송부분을 해석하면서 성철은 ‘항심사량’을 “항상 심사

                                  25)
               하고 헤아려[恒審思量]” 라고 번역하여 ‘항상[恒]’이 ‘심사하고[審] 헤아려
               [思量]’, 즉 심과 사량을 수식하는 말로 번역하고 있다. 그런데 또 다른

                                                                        26)
               곳에서는 ‘항(恒)’을 ‘항상 상속하는 것’, ‘심(審)’을 ‘사량분별하는 것’ 이
               라고 번역한다. 이처럼 ‘항심사량’의 번역이 일정하지 않다.
                 그런데 항심이란 『성유식론』에서 말나식을 설명할 때 등장하는 개념

               이다. 말나식은 다른 식[전오식, 의식, 아뢰야식]과는 달리 사량하는 식(識)
               이라고 정의한다. 『성유식론』에서는 ‘말나식은 어떻게 자아를 사량하는

               가?’ 라는 물음에 “항심사량(恒審思量)하는 것이 다른 식보다 뛰어나기

                        27)
               때문이다.” 고 주석하고 있다. 즉 『성유식론』에서는 말나식의 특징은
                    28)
               ‘사량’ 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므로 ‘항’과 ‘심’이 ‘사량’을 수식하는 의미
               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필자는 항심사량을 ‘언







               24) 퇴옹성철(2014), 상권 369.
               25) 퇴옹성철(2014), 중권 346.
               26) 퇴옹성철(2014), 중권 370.
               27) 『성유식론』 4권(T31, 19b7), “恒審思量勝餘識故.”
               28) 『성유식론』 2권(T31, 7b28), “二謂思量. 卽第七識恒審思量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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