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9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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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법문』에 나타난 퇴옹 성철의 유식사상 •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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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했다. 그리고 뒷부분에서는 『팔식규구』의 주석서인 『팔식규구통
설』을 바탕으로 ‘삼량(三量)’과 ‘삼류경(三類境)’에 대해 법문하고 있는데,
자세한 것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자 한다.
5) 유식사상(논사들의 주석서, 게송풀이: 『팔식규구』)
이 부분에서 법상종의 계보(미륵-무착-세친-호법-계현-현장-규기)와 그 대
표 논서에 대해 법문하는데, 특히 『성유식론』을 간략하게 해설한 『팔식
44)
규구』의 작성 배경 과 체제에 대해 설명한다. 그렇지만 그 내용이 난
43) 퇴옹성철(2014), 중권 313.
44) 감산은 『팔식규구통설』의 저작 이유, 배경과 목적 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석한다. “다
만 규기<법사>의 옛 해석은 론[성유식론]으로써 그것[유식의 가르침]을 해석했지만, 학자
가 이해하기[明] 어려웠다. <왜냐하면> 단지 상[현상세계에서 구체적으로 인식되는 존재]
에 집착해서는 유심(唯心)의 요지[要旨]로 회통하여 되돌아 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내[감
산 덕청]가 쌍경(雙徑, 중국 지명)의 적조사[寂照寺]에 머무를 때, 마치 담거개공<이라는
사람이> 성종(性宗)과 상종(相宗)의 두 종(宗)의 요지[근본 가르침]를 청익[법문을 청하여
배우려는 것]하였다.
나[감산 덕청]의 고루함[완고하고 식견이 없음]을 헤아리지[揣] 못하고, 먼저 『대승기신론』
에 의지하여 백법을 회통하고, 다시 론[성유식론]의 뜻에 의거하여[據] 글[한문]의 기세[
힘]로써 『팔식규구』의 송(頌)을 소화시키고 귀결시켜[消歸] 학자로 하여금 한번 봄[一覽]
으로써 분명하게 이해하고[了然], 쉽게 보게[易見] 했다.
참선 수행자[參禪之士]가 교의를 널리[廣涉] 모르더라도[不假] 이것[팔식규구통설]으로
마음을 인증하여 오입[깨달음으로 들어가다]하는 것의 깊이와 얕음을 증명하고, 일상[日
用]에서 견문각지[보고 듣고 생각하고 아는 것]에 이르러 또한 생멸심[마음이 생기거나 사
라지는 것]의 횟수를 능히 통찰할 수 있을 것이다.”(『팔식규구통설』(X55, 420b10), “但窺
基舊解. 以論釋之. 學者難明. 故但執相. 不能會歸唯心之旨. 予因居雙徑寂照. 適澹居鎧
公. 請益性相二宗之旨. 予不揣固陋. 先依起信會通百法. 復據論義以此方文勢消歸於頌.
使學者一覽了然易見. 而參禪之士不假廣涉敎義. 卽此可以印心. 以證悟入之淺深. 至於日
用見聞覺知. 亦能洞察生滅心數. 但此頌近解已多. 皆得其宗. 但就機宜. 或以此爲一助.
以隨文難明. 故先提大綱于前. 使知綱要. 則於頌文不勞細解. 亦易會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