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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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법문』에 나타난 퇴옹 성철의 유식사상  • 125




               다. 또는 심왕과 심소의 관계를 각각 화가[밑그림]와 화가의 제자[채색]로

               비유하여 설명하기도 한다. 이 심소를 대략적으로 나누면 8가지의 마
               음 모두와 상응하는 심소인 ‘변행[5]’, 각각 별도의 대상을 가진 심소인

               ‘별경[5]’, 선한 마음의 심소인 ‘선’[11], 인간의 마음을 괴롭히는 심소인

               ‘근본번뇌’[6], 근본번뇌로부터 파생한 심소인 ‘수번뇌’[20], 선한 마음에
               도 나쁜 마음[번뇌]에도 선도 나쁜 마음도 아닌 무기에도 작용하는 심소

               인 ‘부정’[4]을 말한다. 이 6위를 자세하게 나누면 51종류이다. 이것을
               ‘6위 51(六位五十一) 심소’라고 한다.

                 이 둘[심왕과 심소]은 늘 함께 작용하는데, 이중에 아뢰야식[심왕]과 상

               응[작용]하는 심소는 5개의 변행인 촉·작의·수·상·사뿐이다. 그리고
               ‘말나식’과 함께 작용하는 심소는 5가지 변행[촉·작의·수·상·사], 별경의

               혜(慧), 대수번뇌인 도거·혼침·불신·해태·방일·실념·산란·부정지의 8
               개, 더불어 아치·아견·아만·아애의 4번뇌로 모두 18개이다. 그리고 51

               개의 심소가 모두 함께 작용하는 것은 ‘의식’뿐이다. 전오식과 함께 작

               용하는 것은 5개의 변행인 촉·작의·수·상·사, 별경의 욕·승해·념·
               정·혜, 번뇌인 탐·진·치, 수번뇌인 무참·무괴·불신·해태·방일·혼침·





                  다.  심소법은  심수(心數),  심적(心迹),  심로(心路)라고도  이름한다.”(『백법논의』(X48,
                  310c), “名心所者. 乃心家所有之法也. 然八識心王不會造業. 其造業者乃心所爲之. 以此
                  與心相應故同時起耳. 心所法. 又名心數. 亦名心迹. 亦名心路.”)
                     또한 심소를 “51개의 심소를 또 다른 이름으로 마음의 심부름꾼[心使]이라고도 한다. <예
                  를 들면> 세상 사람의 집에서 <부리는> 하인[노복(奴僕)]처럼, 주인이 한결같이 선(善)하
                  더라도 하인[노복]이 악을 지으면 주인도 연루되어 <영향을> 받는 것과 같다.”(『백법논의』
                  (X48, 308c), “故五十一心所. 又名心使.) 如世人家之奴僕. 主人固善. 而奴僕作惡累及主
                  耳.”)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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