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0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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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 『퇴옹학보』 제17집
뿐만 아니라 대상에 마음을 유지시키는 역할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욱은 “마음의 종자를 경각시켜 현행을 일으키는 것을 본성
[체성]으로 하며, 마음을 이끌어 현기시켜 대상의 조건으로 나아가게 하
64)
는 것을 작용으로 한다.” 라고 주석한다. 여기서 경각[경심]’이란 잠자고
있는 마음[아뢰야식에 저장되어 있는 종자]을 놀라게 하고 깨워서, 깨어난 그
65)
마음을 대상[새소리, 노을 등]에 향하게 한다는 뜻이다.
한편 감산은 “마음을 경각(警覺)시켜 일으키고, 선악을 문제 삼지 않
66)
는다[不論] . 단지 생각이 훈습하고 작동하고 일어나는 장소이다. 이것
이 바로 작의이다. 이것[작의]은 마음이 생기고 생각이 작동하는[움직이
는] 시작이다. 중생은 무시이래로 일찍이 생각[念]을 떠난 적이 없었다.
지금 참선을 하고 화두를 관찰하여 의식이 <선으로 흐르게 하여 불선
67)
[악]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막고[堵] 끊어야[截] 한다.” 라고 주석한다.
즉 감산은 작의를 ‘마음을 경각시키고, 아직 선악으로 작용하지 않지만
마음이 생기고 생각이 움직이는 시작’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작의는
그 의식[생각]을 참선이나 수행을 통해 불선이 아닌 선한 방향으로 이끌
어야 한다고 주석한다.
이 주석을 이어받아 성철은 ‘경각’의 의미는 생략하고, “마음이 생기
64) 『직해』(X48, 342c5), “警覺心種. 令起現行. 以爲體性. 引現起心. 趣所緣境. 以爲業用.”
65) 한역문헌[법상종]에서는 ‘아보가(ābhoga)’를 경각심[경각시키는 마음], 경심[일깨우는 마
음], 발동(發動), 동(動), 발오(發悟), 경각(警覺), 경(警), 경동(警動) 등으로 한역한다.
66) 선악, 양쪽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67) 백법논의』(X48, 309b29), “是爲作意. 警心令起. 不論善惡. 但只熏動起念處. 便是作意.
『
此生心動念之始也. 由衆生無始以來. 未嘗離念. 故今參禪看話頭. 堵截意識不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