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1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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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법문』에 나타난 퇴옹 성철의 유식사상 •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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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생각이 움직이는 시작이다.(生心動念之始)” 라고 작의[意]를 정의한다.
다시 말해 성철은 거의 모든 논서에서 작의는 ‘경각’을 일으키는 마음작
용이라고 기술하고 있지만, 감산의 주석인 ‘생각의 시작’이라는 입장에
방점을 두고 해석한 것이다. 감산과 성철의 이 정의를 바탕으로 필자는
‘작의’를 ‘마음을 처음으로 움직여서 대상에 향하도록 집중하게 하는 마
음작용’이라고 앞에서 정의하였다. 이처럼 작의는 ‘마음을 처음으로 움
직여 대상에 향하게 하기’ 때문에, 오변행 중에 작의를 처음에 배치했다
고 생각한다. 그래서 성철은 “작의는 최초의 생각이 일어날 때를 말하
는 것입니다.”라고 먼저 해설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한 생각이 일
어났다고 해서 중생이 알 수 있는 그런 생각이 아닙니다. 자재보살 이상
의 보살들도 이것을 무심인 줄 알지 실제로는 모릅니다. 그 정도로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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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하기 때문에 저 깊은 데에서 하는 말입니다.” 라고 법문한다. 즉 작
의는 최초로 생각이 시작되는 곳이다. 그렇지만 그 작용이 미세하기 때
문에, 그 생각이 움직이는 것을 중생은 알지 못한다고 성철은 해설한
다.
2) 촉(觸, sparśa)
촉이란 ‘감각기관[근], 인식대상[경], 인식작용[식=마음]의 3자가 만나
[결합] 무엇을 알게 하는 것[판별]’이라고 정의한다. 왜냐하면 촉에 대해
68) 퇴옹성철(2014), 중권 313.
69) 퇴옹성철(2014), 중권 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