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7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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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법문』에 나타난 퇴옹 성철의 유식사상 • 137
않는 것이라고 한다.
이 주석을 이어받아 성철은 ‘수(受)’를 “경계[境]의 모습을 품고 받아들인
83)
다.”(含受境相) 고 정의한다. 즉 성철은 감산의 주석인 “즉위순구비경상
함수불사(則違順俱非境相. 含受不捨).”라는 구절 중에서 ‘불사[버리지 않는 것]’
는 생략하고 ‘함수경상(含受境相’, 즉 ‘경계[대상]의 모습을 품어 받아들인다’를 발
취하여 ‘수(受)’의 심소라고 정의하고 있다. 다시 말해 성철은 ‘수’란 ‘대상
의 모습을 품어 받아들이는 마음작용’이라고 한다. 그런데 감산의 주석
에는 ‘경상함수(境相含受)’로 되어 있지만, 성철은 ‘함수경상(含受境相)’으로
순서를 바꾸어 인용한다. 성철의 이런 인용 방식은 곳곳에서 나타난다.
4) 상(想, saṃjñā)
상이란 ‘대상을 분석하여 언어를 부여하는 심소[마음작용]’이다. 다시 말
해 상(想)은 대상을 단지 정리하면서 이해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그 대
84)
85)
상에 언어를 부여하여 간다는 것이다. 『구사론』 , 『유식삼십송석』 및
83) 퇴옹성철(2014), 중권 313.
84) 범본: “상이란 표상하는 것이다. 즉 대상의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다.”
(saṃjñā saṃñānaṃ viṣayanimittodgrahaḥ/(Pradha, 54, 20-21)
한역: “상이란 대상에 대해 차별의 상을 취하는 것이다.”(『구사론』(T29, 19a18). “想謂於
境取差別相”)
85) “상이란 <각각 존재하는> 대상(viṣaya)의 특징(nimitta)을 파악하는 것이다. <앞의 내용
을 설명하자면> ‘대상(viṣaya)’이란 소연(ālambana, 현재 지각되는 대상)을 말한다. ‘특
징(nimitta)’이란 그것의 특징인 <이것은> 청색, <저것은> 황색 등의 소연을 확정하는 요
소[kāraṇa]이다. ‘그것[특징]을 파악한다’는 것은 ‘이것은 청색이지 황색이 아니다’라고 확
정하는 것이다.”(saṃjñāṃ viṣayanimittodgrahaṇam/viṣaya ālambanam/
nimittaṃ tadviśeṣo nīlapītādyālambanavyavasthākāraṇam/tasyodgrahaṇaṃ
nirūpaṇaṃ nīlam etan na pītam iti//Lévi, 2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