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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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옹성철의 불학체계와 그 특징 • 21
“이론과 언설을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하는 것은 할 수 없어서 하는
것이지, 실제 근본 불법이 아닌 줄을 알아야 합니다.”[인용문 5]; “이것은
자기 스스로 생명을 끊는 것과 같습니다.”[인용문 6]; “이것이 불교의 근
본 특색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근본 생명을 이탈해서는 안 됩니다.”[인용
문 7] 등에서 보듯 분석적인 태도보다는 직관적인 방식으로 방향을 제
시한다. 그러다 ‘불교의 궁극목표와 그 내용’을 설명할 경우에는 분석적
인 방법을 활용한다.
[8] “그러면 다른 종교는 그만두고 불교의 궁극 목표는 무엇인가?
『기신론(起信論)』을 살펴보겠습니다. ‘모든 고를 버리고 구경의 낙(樂)을
얻는다. 離一切苦하고 得究竟樂이니라.’ 모든 고(苦)를 다 버리고 최후
의 낙(樂), 즉 영원하고 절대적인 즐거움을 얻는 것이 불교의 목표입니
다. 그러면 우리가 상대유한의 세계를 버리고 절대무한의 세계로 들
어가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서울을 가려면 서울 가는 이유
를 알아야 합니다. 무조건 서울만 간다고 하면 미친 사람입니다. 그
이유를 좀 설명하겠습니다.” 24)
[9] “우리가 일념으로 참구하지 않고 말만 따라가면 산송장일 뿐이
니, 생명이 없습니다. 여기 모인 사람 증에 염불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참선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경을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
고, 주력(呪力)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예배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
니다. … 화두가 첩경이라는 것이 역사적으로 증명이 되어 있으니,
이 법회 동안에는 의무적으로 화두를 한번 들어 봅시다. 화두 참
구를 하면서 이론을 들으면 정말로 생명이 있는 것이어서 신주 없
24) 퇴옹(2014), 69(상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