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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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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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緣起)를 설명한다. “연기를 순관(順觀)에서 보면 생(生)을 바로 본다는
뜻인데 생을 바로 본다는 것은 무견(無見)이 없다[非無]는 말이 되고, 또
연멸(緣滅)을 한다는 것은 멸(滅)을 바로 본다는 말인데, 멸을 바로 보면
유견이 없다[非有]. 중도는 그래서 비유비무(非有非無)이면서 역유역무(亦
有亦無), 즉 양변을 막으며 양변을 비추는 쌍차쌍조(雙遮雙照)의 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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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명한 것이다.” 이렇게 보아야 연기를 바로 보는 것이 된다고 퇴옹은
강조한다. 연기(緣起)의 이법이 바로 중도라는 것이다. 천태종의 쌍차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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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雙遮雙照) , 화엄종의 쌍민쌍존(雙泯雙存) , 『대반열반경』의 쌍비쌍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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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雙非雙亦) 등은 붓다의 중도를 다르게 표현한 것에 다름 아니다. 법성
(法性), 법계(法界), 법신(法身), 불성(佛性), 진여(眞如), 연기(緣起), 사종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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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四種四諦) 등을 설명하며 퇴옹은 다음과 같이 결론짓는다.
[12] “부처님이 중도를 정등각했다고 선언하셨으니 중도가 곧 연기
이고 연기가 곧 진여이며, 진여가 곧 법성이고 법성이 곧 법계이며,
법계가 곧 팔정도이고 팔정도가 곧 사제입니다. 이것은 모두 동체
이명(同體異名)입니다. 진여인 중도 하나를 다양하게 표현한 것입니
다. 부처님이 설하신 근본 불법은 제법실상과 법계연기, 즉 화엄종
과 천태종의 일승원교에서 설한 그것이지 절대로 소승의 생멸 변
28) 퇴옹(2014), 157(상권).
29) 퇴옹(2014), 157(상권).
30) 퇴옹(2014), 96(상권).
31) 퇴옹(2014), 139(중권).
32) 퇴옹(2014), 133(상권).
33) 퇴옹(2014), 213-223(상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