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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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옹성철의 불학체계와 그 특징  • 25




                    견의 불교가 아닙니다. 근본불교 그대로가 일승원교입니다. … 불
                    교를 볼 때에는 생멸 변견의 견해를 배격하고 오직 중도정견에서
                    바르게 이해해야 합니다. 연기는 중도일승에 의한 진여법계입니다.

                    사성제도 진여라고 부처님이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연기가 진여
                    라고 말씀을 안 하셨더라도 연기를 설할 때 집제와 멸제를 가지고
                    말씀하신 만큼 연기가 곧 진여법계이고 중도입니다. … 연기는 이
                    중도(理中道), 팔정도는 행중도(行中道)라고도 합니다. 원리적으로 말
                    할 때에는 우주의 근본 조직체를 말하는 것이므로 연기를 가지고

                    말하고, 행동적으로 말할 때는 팔정도를 가지고 많이 말합니다. 연
                    기라 하는 것은 원리 면이고 팔정도라 하는 것은 행동 면이라는 말
                    입니다.” 34)





                 분석적 방법과 일체설적 방식으로 남·북전의 경전 등을 논구한 퇴
               옹은 인용문 [12]에서 ‘붓다는 무엇을 깨달았나?’, 즉 ‘깨달음이란 무엇

               인가(=무엇을 깨달아야 하나?)’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제시했다. “부처님이

               중도를 정등각했다고 선언하셨으니 중도가 곧 연기이고 연기가 곧 진여
               이며, 진여가 곧 법성이고 법성이 곧 법계이며, 법계가 곧 팔정도이고 팔

               정도가 곧 사제입니다. 이것은 모두 동체이명(同體異名)입니다. 진여인 중

               도 하나를 다양하게 표현한 것 입니다.”는 구절은 “중도를 깨달아야 된
               다.”는 것으로, 『백일법문』이 지향하는 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문장

               이기도 하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중도에 대한 퇴옹의 ‘성격 규정’이다.





               34) 퇴옹(2014), 227-228(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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