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4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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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 『퇴옹학보』 제17집




               그럼 퇴옹의 ‘돈오돈수’란 무엇인가? 기존의 연구에서 예컨대 서명원

            은 “퇴옹이 매우 아꼈던 『돈황본 육조단경(敦煌本 六祖壇經)』의 주용 인용
                                                  25)
            문들을 살펴보면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다” 며, 다음과 같이 그 내용
                           26)
            을 정리하고 있다 ; 첫째, 깨달음을 얻고 난 다음의 수행은 부처의 수
            행이다(悟後佛行修行). 이 말은 구경각(究竟覺)인 오(悟)를 단박에 이루는
            수행자는 의심의 여지 없이 실제적으로 부처가 되므로, 체험한 그 순간

            부터 아뢰야식에 있는 미세망념(微細妄念)까지도 아주 다 사라져 버려,
            그는 더 이상 부처가 되기 위해 닦을 필요가 없게 된다. 둘째, 오직 견

            성(見性)하는 법(法)만을 전(傳)하여, 세상에 출현하여 사종(邪宗)을 파쇄

            하노라(唯傳見性法出世破邪宗). 견성법(見性法)이나 돈교법(頓敎法)이 모두 돈
            오돈수와 같은 맥락이다. 셋째, 본래 마음을 알지 못하면 법을 배워도

            이익이 없느니라(不識本心學法無益). 진리에 대한 체험(=깨달음)이 먼저라야
            된다. 이렇게 하여 서명원은 퇴옹을 “진리에 대한 자기체험을 위주로 불

                              27)
            교전통을 재독했다.”  이때의 ‘불교전통’이란 육조혜능의 남종선이다.
            서명원은 다시 말한다; “비유하자면 성철스님에게는 선(禪)을 통한 깨침
            인 계란이 먼저 있는 것이었지, 교(敎)인 닭이 먼저 있는 것이 아니었다.

            (중략) 성철스님은 당신의 철두철미한 성격상 오로지 돈오돈수사상만

            을 밀고 나갔던 점을 고려할 때, 그 분은 어디까지나 자신을 육조혜
                                                   28)
            능과 완전히 동일시하였던 것으로 여겨진다.”  어쩌면 이렇게 ‘돈오돈



            25)  서명원 SJ(2014), 73. 아래의 내용은 73-75쪽을 요약한 것이다.
            26)  이 내용은 서명원 SJ(2014), 73-75를 요약한 것이다.
            27)  서명원 SJ(2014), 76.
            28)  서명원 SJ(2014),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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