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8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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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 『퇴옹학보』 제17집




                               32)
                 로 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불교에 대한 퇴옹의 관점 왕양명이 자신의 내면에 있는 양지

            (良知)를 명료하게 ‘체인(體認), 자득(自得)’하는 데서 출발한 것과 같다. 그
                                                                 33)
            래서 양명은 본심·양지(良知)를 확고히 믿을 것, 즉 ‘신득’(信得) 을 강조
            한다. 그것은 그 자신의 심즉리 깨달음에서 온 확신이었다.



            2. 교와 선, 방편설과 실담, 분별망상과 지혜덕상




               그리고 교종과 선종에 대한 퇴옹의 관점이다. 즉 교종은 달을 가리키
            는 손가락이며, 선종은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달에 가닿는

            일이다.
               언어와 문자는 “우리가 성불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노정기(路程記)”이

            며, 교종도 “부처님의 가르침이기 때문에 깨치는 것을 근본”으로 삼는다

            고 퇴옹은 말한다. 마치 보르헤스가 시에서 저 하늘에 있는 ‘달이 바로
            나’라고 말하는 것처럼, 사실 교종도 선종도 똑 같이 ‘달’=‘자신의 불성’

            에 가 닿는 일이다. 그래서 퇴옹은 문자를 배격하는 선종과 문자를 중

            시하는 교종이 성불이라는 차원에서 정반대의 입장이 아님을 분명히 하




            32)  퇴옹성철(2019), 30-32.
            33)  傳習錄」下: 問, “‘不睹不聞’是說本體, ‘戒愼恐懼’是說功夫否?” 先生曰, “此處須信得本體原
               「
               是不睹不聞的, 亦原是戒愼恐懼的.” ; “學者信得良知過, 不爲氣所亂, 便常做羲皇以上人.”;
               諸友請問. 先生曰, “我在南都已前, 尙有些子鄕愿的意思在. 我今信得這良知眞是眞非, 信
               手行去, 更不著些覆藏. 我今纔做得箇狂者的胸次, 使天下之人都說我行不揜言也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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