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6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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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 『퇴옹학보』 제17집



            Ⅲ. 퇴옹과 양명학




            1. 퇴옹의 불교관, 유교관




               퇴옹은 불교에 대해서, 그리고 유교에 대해서 어떤 관점을 갖고 있었
            을까?

               퇴옹은 불교가 ‘자성을 바로 깨쳐’ 성불(成佛)하는 종교로 본다. 그리
            고 유교는 삼경(三經)-육경(六經)이란 경전의 ‘문자에 의지해서 세운’ 것,

            아울러 기독교는 ‘예수가 하느님의 계시에 의해서 성경에 의지하여 세

            운’ 것이라고 본다. 불교는 유교, 기독교와 달리, ‘스스로의 힘으로 일체
            만법의 자성을 바로 깨쳐서’ 부처가 되었기에 ‘자성의 깨침[覺]에서 출발’

            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불교는 일체만법을 깨친다는 ‘각(覺)’에 근본 의의가 있습니다. 만약
                 ‘깨친다’는 데에서 한 발자국이라도 벗어나서 불교를 논의한다면,
                 이것은 절대로 불교가 아닙니다. 일체만법을 총괄해서 말하면 법
                 성이고 개별적으로 말하면 자성이라 하는데, 법성이 곧 자성이고

                 자성이 곧 법성입니다. 자성이라 하든지 법성이라 하든지, 이것을
                 깨친 사람을 부처님이라고 합니다. 결국 법성, 자성을 바로 깨치는
                 길을 가르쳐주는 것이 불교의 근본입니다.

                 불교는 역사적으로 2500년 전에 인도에서 싯다르타가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명성(明星)을 보고 확철대오(廓徹大悟)하여 정각(正覺)을 이
                 룬 데서 출발합니다. 유교는 공자가 이전의 삼경(三經)이나 육경(六
                 經)을 많이 외워서 그 문자에 의지해서 세운 것이고, 예수교는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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