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4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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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 『퇴옹학보』 제17집




               다만, 가능성을 현실성으로서 ‘긍정’하지는 않고 ‘계발’이라는 현실적

            수행의 조건을 둔다.




                 진여 지혜의 무한한 빛은 항상 법계를 비추지만 중생은 먹구름 같
                 은 3세6추 무명에 가리워 보지 못한다. 구름이 없어지면 푸른 하
                 늘이 드러나 밝은 해를 보는 것과 같이 극히 미세한 3세망념까지
                                                      40)
                 다 없애면 확철히 깨쳐 진여 본성을 환히 본다.



               『대승기신론』에서 말하는, 번뇌-무명으로서의 ‘3세(細)’‘6추(麤)’의 ‘3

            세’는 ‘업상[業相: 최초의 무명(無明)으로 인해 불성(佛性)이 미혹하여 생긴 망념],
            전상[轉相: 업상의 망념 때문에 ‘나’라는 견해(=주관)가 일어남], 현상[現相: 전상에

            서 주관이 나타났기에 그 대상인 경계(=객관세계)가 나타남]’이다. ‘6추’는 ‘분별지

            상[分別智相: 최초로 객관세계를 분별하고 인식하는 마음의 작용이 일어나는 것. 즉
            주관이 객관에 대한 분별을 일으켜 순경(順境: 좋게 인식된 경계)에는 애착하고, 역경

            (逆境: 나쁘게 인식된 경계)에는 멀리하는 것], ‘상속상’[相續相: 분별지상에서, 역경
            에 괴로운 느낌, 순경에 즐거운 느낌의 분별이 일어나는 것들이 서로 호응하며 끊이지

            않음], ‘집취상’[執取相: 상속상에서 계속되었던 괴로움·즐거움의 느낌에 얽매여 그

            것에 집착을 일으키는 것], ‘계명자상’[計名字相: 집취상에서 집착한 느낌을 실제인




               精純, 而乃妄希分兩, 務同彼之萬鎰, 錫鉛銅鐵雜然而投, 分兩愈增, 而成色愈下, 卽其梢末
               無復有金矣.”  時曰仁在旁曰, “先生此喩, 足以破世儒支離之惑, 大有功於後學.”  先生又曰,
               “吾輩用功, 只求日減不求日增. 減得一分人欲, 便是復得一分天理, 何等輕快脫洒! 何等簡
               易!”]
            40)  퇴옹성철(199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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