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6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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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 『퇴옹학보』 제17집
자는 횡거(橫渠) 장재(張載)의 ‘심통성정론’(心統性情論. 마음은 성과 정을 통어
한다)에 근거하여 ‘정’(情: 악으로의 경향성을 가진 자연감정)을 ‘성’(性. 순수하며
고요한 본성으로 도덕감정)으로’ 변화시켜 가는 수행론을 만들어낸다. 이것
을 위해서 이기론(理氣論)이라는 존재론을 바탕으로 하여 그 구체적 내
적 외적 공부론인 ‘거경궁리’(居敬窮理) 공부론을 제시한다. ‘거경’은 내적
공부로서 불교의 좌선(坐禪)의 사마타(samatha. 三昧. 止-定)에 해당하며,
‘궁리’는 ‘격물궁리’(格物窮理=格物致知. 구체적 사물에 이르러 ‘이치를 궁구하다=
앎을 확대해감’)로서 불교의 위빠사나(vipasana. 觀-慧)에 해당한다. 주자
는 일단 외부세계(대우주. macrocosmos)에 조응하는 것을 내부세계(소우
주. microcosmos)인 마음으로 본다. 따라서 외부세계를 설명하는 ‘이기론’
모형을 심성구조에도 적용한다. 그는 이천(伊川) 정이(程頥)가 체용론(體
用論)의 모형을 성과 정에 적용하여 만든 ‘성즉리’(性卽理. 성은 體로서 이이
며, 정은 用으로서 기임)설을 수용하여 응용한다.
“내가 말하는 ‘치지격물’은 내 마음의 양지를 각각의 사물에 실현하는 것이다. 내 마음의
양지가 바로 천리(天理)이다. 내 마음 양지의 천리를 각각의 사물에 실현하면 각각의 사물
이 모두 그 이치를 얻게 되는 것이다. 내 마음의 양지를 실현하는 것이 ‘치지’(致知)이고,
각각의 사물이 모두 그 이치를 얻는 것이 ‘격물’(格物)이다. 이것은 마음과 이치가 합하여
하나가 되는 것이다.”
[若鄙人所謂致知格物者, 致吾心之良知於事事物物也. 吾心之良知, 卽所謂天理也. 致吾
心良知之天理於事事物物, 則事事物物皆得其理矣. 致吾心之良知者, 致知也. 事事物物
皆得其理者, 格物也. 是合心與理而爲一者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