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1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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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양명(王陽明)과 퇴옹(退翁)의 심성론·수행론 비교 • 231
설하신 것입니다. 부처님은 『법화경』의 마지막에서 그 전에 한 말이 전
부 거짓말이라고 하시면서,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한 거짓말이기 때문
에 해(害)가 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이런 말씀들이 모두 방편설과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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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을 구별해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다시 말해서 방편설과 실담의 구
별을 통해서, ‘교’는 방편, ‘선’은 실담임을 암시한다. 퇴옹은 말한다.
지금은 억지로 방편설인 삿된 믿음과 실담인 바른 믿음으로 구분하
는 것입니다. 무엇을 바른 믿음이라 하는가? ‘즉심시불(卽心是佛)’, 곧
‘마음이 부처’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전체가 삿된 믿음이라고 예전의
조사스님들도 말씀하셨습니다. 오직 자기 마음을 알고 마음을 깨쳐
야 합니다. 아무리 불교를 믿더라도 ‘마음이 곧 부처’라는 이 근본을
놓쳐버리면 불교가 아닙니다. ‘즉심시불(卽心是佛)’ 이것이 오직 부처
님의 정신이며 불교의 정수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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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양명이 말하는 양지는 말로써 ‘설명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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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체인(自家體認) 즉 ‘스스로 깨치는’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양지란 일
단은 왕양명 바로 그 사람이 체인·체득된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나의
이 양지설은 수많은 죽을 고비와 난관 속에서 얻은(자득한) 것이다. 사람
44) 퇴옹성철(2019), 61-62.
45) 퇴옹성철(2019), 62.
46) 왕양명은 “지금 性을 논하는 자는 異同이 분분하다. 이들은 모두 성을 (입으로만) 말하는
것이요 성을 깨달은 것이 아니다. 성을 깨달은 자에게서는 異同을 말할 만한 것이 없다”(今之
論性者, 紛紛異同, 皆是說性, 非見性也, 見性者無異同之可言矣. 「傳習錄」 下)고 말한다.
47) 陽明集』下, 「與馬子莘」, “明道云, 吾學雖有所受, 然天理二字, 却是自家體認出來, 良知卽
『
是天理, 體認者, 實有諸己之謂耳, 非若世之想像講說者之爲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