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2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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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 『퇴옹학보』 제17집
들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마디로 말했는데, 배우는 사람들이 이를 쉽
게 받아들여 일종의 ‘광경’(光景. 체인하지 않고 비슷하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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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고 놀며 착실히 공부하지 않아 이 양지를 등지게 될까 두렵다” 고
말하고 있다. 이 양지가 말로써 표현해 낼 것이 아니고 스스로 체인해
야 하는 것이었다. 그것도 왕양명 바로 그 사람이 체인한 것이었다.
양명은 인간 마음속의 양지는 고금(古今), 성우(聖愚)를 막론하고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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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동일한 것’이라고 하였고 “치양지 세 글자는 성문(聖門)의 정법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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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正法眼藏: 선종의 말로서 불법의 진수를 말함)”이라고도 하였다. 아울러 “양
지 두 자는 실로 오랜 옛날부터 성인에서 성인으로 전해 내려오는(千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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聖聖相傳) 적골혈이다.”라고 하였다. ‘적골혈’이란 무엇인가? 다른 성씨
의 분묘를 자기 조상의 묘라고 여기는 사람이 있을 때, 묘를 파헤쳐 그
자손의 핏방울을 해골에 떨어뜨려 보면 진짜 조상일 경우 자손의 피가
해골 속에 스며들어서 그 묘의 주인이 진짜 조상인지 아닌지를 구별할
수 있다는 기법을 말한다. 왕양명은 이 적골혈의 원리를 빌려 와 양지
야말로 유학의 정통 혈맥 여하를 구별해 낼 유일한 척도임을 강조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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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양지는 인간 만사의 기준[規矩尺度] 이다. 그래서 왕양명은 “이
48) 陽明集』下, 「年譜」 50세조, “某於比良之說, 從百死千難中得來, 不得已與人一口說盡, 只
『
恐學者得之客易, 把作一種光景玩弄, 不實落用功, 負比知耳.”
「
49) 傳習錄」中, 「答攝文蔚」, “良知之在人心, 無間於聖愚, 天下古今之所同也.”
『
50) 陽明集』下, 「年譜」 50세조. 이 외에도 이 말은 같은 책 上 「與鄒謙之 二」와 같은 책, 「與楊
仕鳴」에도 보인다.
『
51) 陽明集』下, 「年譜」 50세조, 1279쪽, “然譬之人有冒別姓墳墓爲祖墓者, 何以爲辨, 只得開
壙將子孫滴血, 眞僞無可逃矣, 我此良知二字, 實千古聖聖相傳一點滴骨血也.”
「
52) 傳習錄」中, 「答顧東橋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