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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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옹성철의 불학체계와 그 특징 • 27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실천 수행’이다. “중도의 내용인 팔정도는 목
적론적 구경론적인 의미를 가지며”[인용문 13], “중도를 깨치기 전에는
정(正)을 모르는 것”[인용문 11]이고, “미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인
용문 14] 수행해 중도를 깨달아야 된다. “집착하지 말라는 그 양변은 이
론적인 사항이 아니라 수행해 깨쳐야 할 실천적인 사항”[인용문 15]이기
때문이다. 결국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즉 ‘무엇을 깨달아야 하나?’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백일법문』 상권 전반부가 『백일법문』(상·중·하 3권)
가운데 가중 중요한 부분임을 알 수 있다. 상권의 ‘제4부 인도 대승경
론의 중도’부터 하권의 ‘제1장 선종의 중도사상’까지는, 상권 전반부에
서 설명한 중도사상의 원리와 원칙을 ‘구체적인 불교사상’에 적용해 설
명한 부분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이처럼 원칙을 먼저 천명하고 개별적인 사실과 현상에 그 원칙을 적
용해 설명하는 방식이 퇴옹식 설법·글쓰기의 특징이다. ‘항상 실천을
강조해 종국에는 수행으로 귀결되는 것’ 역시 퇴옹 화법(話法)의 또 다른
특색이다. 가장 화급(火急)하고 필요한 것은, 이론적이고 사변적인 천착
(穿鑿)이 아니고 수행을 통해 붓다의 가르침을 실증(實證)하는 것임을 퇴
옹은 항상 염두에 두고 있었다. ‘언제나 항상’ 진리를 체득(體得)하고자
노력한 수행자였던 퇴옹이 쓴 『백일법문』은 실천적인 수행지침서에 다
름 아니다. 아무튼, ‘①깨달음이란 무엇인가?(=무엇을 깨달아야 하나?) ②누
구나 깨달을 수 있는가? ③어떻게 깨달을 것인가?’ 등 세 가지 가운데
‘①깨달음이란 무엇인가?(=무엇을 깨달아야 하나?)’를 중점적으로 설명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