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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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옹성철의 불학체계와 그 특징 • 31
인용문 [1]·[2]·[3]·[4]·[5]는 퇴옹이 『백일법문』에서 “부처님이 중도
를 정등각했다고 선언하셨으니 중도가 곧 연기이고 연기가 곧 진여이며,
진여가 곧 법성이고 법성이 곧 법계이며, 법계가 곧 팔정도이고 팔정도
가 곧 사제입니다. 이것은 모두 동체이명(同體異名)입니다. 진여인 중도
47)
하나를 다양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라고 설명했던 내용이다. 바로 중
도=불성=공(공성)=12연기를 강조한 것이다. 그래서 퇴옹은 “『열반경』을
근거로 살펴보면 중도가 곧 불성임을 확연히 알 수 있다. 부처님이 중도
를 깨달았다는 말씀은 자성을 바로 보았다는 말씀과 한 치도 다를 것
이 없다. 표현만 다를 뿐”[인용문 2]이며, “견성이 바로 성불[見性卽佛]” 48)
이라고 설명한다. 결국 중도는 공성이므로 ‘공성(空性)’을 몸으로 원증(圓
證)하는 것이 성불이다. 이는 다음의 인용문에서도 확인된다.
[6] “모든 일엔 목표가 있기 마련이다. 불교의 목표는 무엇인가? 불
교의 목표는 부처가 되는 성불(成佛)이다. 그럼 성불이란 무엇인가?
목표의 실상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무조건 추구한다면 그것은 맹목
적 열정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성불하고자 한다면 먼저 그 성불
의 내용을 알아야 한다. 성불의 내용에 대한 갖가지 말씀이 여러
경론에 다양하게 설해져 있는데, 가장 근본이 되는 최초의 설법에
서 그 연원을 살펴보자.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서 무상정각(無上正覺)
을 성취한 뒤에 녹야원(鹿野苑)으로 다섯 비구를 찾아가 맨 처음 하
신 말씀은 ‘나는 중도를 바르게 깨달았다.’는 중도선언이다. 마음을
47) 퇴옹(2014), 227(상권).
48) 퇴옹(2007),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