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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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옹성철의 불학체계와 그 특징 • 33
관론송강의(中觀論頌講義)』에서 “대승경전이 말하는 일체법공(一切法空)은
일찍이 용수 이전에 있었다. 이 공성(空性)은 또한 진여(眞如), 실상(實相),
50)
법성(法性), 실제(實際) 등이라고도 한다.” 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물론 용수(대략 150-250)가 “무릇 공과 연기, 중도의 의미는 같다. 비할
51)
바 없는 뛰어난 말씀을 한, 붓다께 경례한다.”[『회쟁론』 마지막 게송] ; “직
52)
접적인 원인과 간접적인 조건의 결합 으로 나타난 모든 존재를, 붓다
는 공이라고 말씀하셨다. 이것은 의지해 가립(假立)된 임시적인 이름하
53)
며, 이것이 바로 중도의 의미다.”[『중론』 관사제품 18번째 게송] 라고 읊은
것과 동일한 의미다.
결국 ‘연기=공(공성)=가명(假名, 가유)=중도’라는 공리(公理)가 성립되고,
54)
‘공성=법성=진여=자성 =법계=실상=실제’라는 등식(等式)도 이뤄진다.
따라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는 무상정각(無上正覺)
또는 무상정변지 등으로 번역되나니, 정각의 내용이 정변지(正遍知)에 있
50) 印順(2011a), 10.
51) gang zhig stong dang rten 'byung dag_/dbu ma'i lam du don gcig par/_/gsung
mchog mtshungs pa med pa yi/_/sangs rgyas de la phyag 'tshal lo/ klu
sgrub(2011), 75. 한편 비목지선(毘目智仙) 등은 이 게송을 “空自體因緣, 三一中道說. 我
歸命禮彼, 無上大智慧.”로 한역(漢譯)했다. T32, 15a.
52) ‘연기(緣起)’라는 의미다.
53) rten cing 'brel bar 'byung ba gang /_/de ni stong pa nyid du bshad/_/de ni
brten nas gdags pa ste/_/de nyid dbu ma'i lam yin no/ klu sgrub(2011), 42. 구
마라집은 이 게송을 “衆因緣生法, 我說卽是無, 亦爲是假名, 亦是中道義.”로 번역했다.
T30, 33b. 퇴옹은 『백일법문』에서 여러 번 이 게송을 설명하고 있다. 퇴옹(2014), 345-
347(상권); 퇴옹(2014), 33-38(중권); 퇴옹(2014), 275-277(중권).
54) 여기서 말하는 자성(自性)은 ‘아트만’과 같은 개념의 자성이 아니다. 자신이 본래 공(空)하
다는 본성(本性), 즉 공성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