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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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옹성철의 불학체계와 그 특징  •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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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밖에서 온 먼지 같은 번뇌에 물들어 있다[心性本淨 客塵所染]” 는 관
               점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심성본정 객진소염’은 마음의 성격을 규
               정하며, ‘마음의 성격’은 ‘깨달음의 문제’와 연결된다. 사실 붓다의 깨달

               음은 객관세계를 변형시켜 증득한 것은 아니다. ‘존재 자체의 본질’과

               ‘존재들 사이의 관계’의 근본 원리를 인식하고 증득한 자내증(自內證. 내
               심의 깨달음)의 세계다. 불교사상에 유물론적 요소가 전혀 없다고 말하기

               는 어렵지만 유심론적 요소가 주류를 이루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깨달음 역시 ‘마음의 성질(性質)·성격(性格)’과 연결되고, 마음의

               성질·성격이 ‘해탈할 수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해탈할 것인가?’를 결
                               63)
               정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심성본정(心性本淨) 객진소염(客塵所染)’이라
               는 구절이 해답을 제시할 수 있다.

                 중생의 마음은 본래 깨끗하므로[心性本淨] 누구나 해탈할 수 있다. 어
               떤 방법으로? 밖에서 들어온 먼지에 덮여 있으므로[客塵所染] 먼지를 털

               어내면 된다. ‘객진소염(客塵所染)’은 해탈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구

               절이며, 먼지를 터는 것이 바로 수행이다. 물론 ‘심성본정(心性本淨)’은 ‘가
               능성의 상태’지 ‘현실의 모습’[現實態]은 아니다. 가능성과 현실성은 완전

               히 다른 것이다. 누구나 성불할 수 있지만 깨닫기 위한 노력인 수행을





               62)  心性本淨’이나 ‘客塵所染’이라는 구절은 경론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비슷한 구절이 『화엄경』
                  ‘
                  권제41(T9, 661a. 知一切法自性清淨, 空無所有, 客塵所染)과 『대승입능가경』 권제5 「찰나
                  품 제6」(T16, 619c. 此如來藏藏識, 本性清淨, 客塵所染, 而為不淨) 등에 있다. 『변중변론
                  (辯中邊論)』 권상 「변상품(辯相品) 제1」(T31, 466b. 心性本淨故, 由客塵所染)에 ‘心性本淨
                  客塵所染’이라는 두 구절이 완전한 형태로 전한다.
               63) 呂澄(2005),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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